파업권 쥔 현대차 노조, 사측과 재교섭 나선다
14일부터 다시 협상…내주 초 2차 쟁대위 개최
(사진=현대차 노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하 현대차 노조)이 2019년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과 관련해 사측과 재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일본과의 경색국면 속 곧바로 파업에 나설 경우 비판여론이 상당할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더불어 추후 파업에 나서더라도 교섭을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성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진행 여부와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사측과 재차 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14일부터 사측과 다시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는 다음주 초 2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사측과 교섭에 나서 진행경과를 본 뒤 추후 (파업 등) 일정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권을 쥔 노조가 곧바로 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내지 않은 것은 한·일 양국의 경색국면이 지속되며 사회 전반에 형성된 여론이 좋지 않은 점, 파업의 명분을 세운 뒤 행동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노조는 전일 하부영 지부장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한·일경제전쟁의 핵심인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와 맞물려 상무집행위원들의 많은 고민과 토론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노조는 사측 최고경영진을 향해 "시간을 끌며 파업을 유도하는 고전적 협상방식에서 벗어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노조의 핵심요구에 대한 사측의 전향적 수용과 일괄제시를 통해 조속히 임단협을 타결하자"고 밝혔다. 노조는 이달 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노사간 대화와 협력을 강조한 발언도 제시하면서 사측을 압박했다. 노조는 "이 총리가 노조에게는 파업 자제를, 사측에게는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해 해결책을 찾을 것을 당부한 만큼 사측이 이에 맞는 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사측에 제시한 임단협 요구안은 ▲임금 12만3526원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인원 충원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64세로 정년 연장 등을 골자로 한다.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노조는 정년퇴직자 등 결원발생을 이유로 1만명 가량의 인력충원을 요구 중이다. 2025년까지 정년퇴직 등으로 인해 1만7500명의 인력감소가 예상돼 최소 1만명 수준의 인력충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사측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산업패러다임 전환 속에 완성차 생산에 투입되는 필수인력의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전체 조합원 5만293명 가운데 3만5477명의 찬성을 얻었다. 과반을 훌쩍 넘는 70.54%의 찬성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쟁의행위란 노동관계 당사자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를 말한다. 파업, 태업 등이 이에 속한다. 만약, 노조가 재교섭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해 파업에 나서면 이는 2012년 이후 8년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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