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가늠할 핵심 변수는
신조선價 원가 연동, 수주 선종 다각화, 구조 개편 등 변수
[편집자주] 세계 조선시장이 IT기술 발전과 환경규제 강화, 중국의 부상 등으로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도 변화의 중심에서 다양한 생존전략들을 모색하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최근 조선시장을 둘러싼 변화의 요소들을 짚어보고 한국 조선사들의 현실과 향후 대응전략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 조선사들이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행진을 이어갈지 주요 변수들을 점검했다.


2014년 발발한 유가 급락은 선박 수주 급감, 신조선가 추락 등으로 이어지며 조선업계를 참담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조선산업은 오래간만에 반등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도 올 상반기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가 향후에도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 신조선價-후판價 연동 관건


조선사 수익성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 요소는 신조선가다. 특히 신조선가는 주자재인 조선용 후판가격 등락과 긴밀하게 연동하는 구조지만 후판가격 인상분을 선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에는 조선사들의 실적 악화로 직결되기도 한다.


클락슨(Clarksons)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신조선가 지수는 2017년 3월 121pt를 저점으로 반등에 성공해 올 4월 기준 131pt를 기록 중이다. 달러선가 기준으로는 LNG선을 제외한 모든 주요 선종에서 선가 상승이 나타났다. 동기간 환율을 감안한 원화선가의 경우에도 2016년 말과 비교할 때 0.4%포인트 상승했다. 실제 지난해 오른 조선용 후판가격 영향으로 초대형 유조선(VLCC) 1척을 건조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2017년 말 대비 척당 48억원 늘었으나 동기간 선가는 185억원이 훌쩍 뛰며 이를 상쇄할 수 있었다. 이는 올 상반기 국내 조선사들 실적 개선의 주요인이 됐다. 


(자료=클락슨(Clarksons))


그러나 올 하반기는 다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원가부담이 대폭 확대된 철강사들은 하반기 톤당 최소 5~7만원 이상 조선향 후판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조선사들이 후판가격 인상분을 선가에 연동하지 못한다면 수익성은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부분의 선주들은 선박을 발주한 뒤 해당 조선사에 감독관을 파견해 관리하는 형태를 취한다. 선박이 건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철강가격 등락도 선주에게 그대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조선사들이 원가인상분이 발생했을 때 선주와 다시 선가협의를 진행하는데 여기서 밀린다면 부담은 고스란히 조선사가 떠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 하반기 철강사들과의 후판가격 협상에서 인상 폭을 얼마나 조정할 수 있을지 여부와 또 여기서 나온 결과를 선가에 얼마나 연동할 수 있는지가 수익성 확보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편중된 선박 수주’ 재편 필요하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는 가스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에 치중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국내조선사의 기술경쟁력이 입증된 하이엔드(High-end) 선종들이다. 그러나 싱가포르나 중국 등 후발주자들이 거친 추격전을 펼치고 있어 자칫 국내 조선사들의 편중된 수주는 향후 발목을 옭아매는 족쇄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클락슨(Clarksons) 자료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의 지난해 선종별 수주에서 가스운반선이 차지한 비중은 46%에 달했다. 이어 컨테이너선이 23%, 탱커가 26%를 차지했다. 3가지 선종으로만 95% 수주고를 채운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일반 상선 발주가 줄고 가스운반선이 크게 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전략적으로 고가선박 중심의 수주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인 벌크선 등을 외면한다면 향후 경쟁국과의 수주전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자료=클락슨(Clarksons))


현재 중국, 싱가포르 등 후발주자들은 가격경쟁력을 통해 일반 상선시장을 접수하고 이제는 기술 개발을 더해 한국 조선사들이 점령하고 있는 고가선박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이들의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경우 국내 조선사들은 시장점유율 및 수주마진 하락의 이중고를 겪게 될 수 있다.


특히 LNG선박 등 하이엔드(High-end) 선종들은 통상적으로 건조기간만 2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상선보다 6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오랜 건조시간으로 발생하는 유휴설비와 인력에 대한 고정비용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특정선종으로의 편중은 조선업의 한계를 명확히 하는 것에 불과하다. 자칫 주력강종들의 발주까지 감소할 경우에는 후폭풍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수익성 보전을 위해서라도 고정비용 절감과 생산효율성을 고려한 수주 선종 다양화 전략을 병행해야만 한다. 특히 벌크선은 1만척을 상회하는 가장 많은 선박량을 가지고 있는 영역으로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LNG추진기술 적용에 따른 수요도 기대되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고가선박과 함께 벌크선 등 일반상선 수주 전략을 함께 병행해나가야 한다. 도크(Dock) 가동률과 회전율을 높여야 조선사 수익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대형 조선사 인수합병 추진…수주·구매 경쟁력 장착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도 주목할 부분이다. 개별 조선사 기준 글로벌 1~2위를 다투던 양사의 결합이 최종적으로 완료되면 압도적인 세계 1위 '공룡 조선소'가 탄생한다. 아직 양사의 합병까지는 국내외 기업결합심사 등의 험난한 고개를 넘어야 하지만 합병이 성사된다면 수주 및 구매경쟁력은 월등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대우조선을 흡수한 현대중공업그룹은 막강한 원자재 구매력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약 270만톤, 대우조선해양은 약 100만톤 수준의 후판 매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의 후판 매입량을 합치면 370만톤에 달한다. 동기간 국내 전체 조선사들의 매입량이 490만톤 남짓이었음을 고려하면 80% 비중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향후 현대중공업이 막강한 구매 물량을 쥐고 흔들기 시작하면 국내 철강사들의 협상력 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결국 현대중공업 구매 전략에 따라 주원자재인 후판가격이 결정되는 구조가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선박 수주에서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그 동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전 세계 신조선 수주시장에서 치열한 출혈경쟁을 펼쳐왔다. 그러나 양사가 통합되면 수주 경쟁 압력은 상당히 완화될 것이고 이는 수익성 개선의 동력이 될 수 있다.


기술력 부문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특화된 기술 공유와 함께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향후 더 많은 신조선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LNG운반선 등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선종 수주전에서는 확고한 경쟁력 우위를 갖게 돼 전체적인 수익성 개선의 거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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